안녕하세요 황준호입니다. 한국외대 영미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융복합소프트웨어학과를 이중전공하고 있습니다. 저의 관심 분야는 비교적 넓은 편인데, 백엔드 개발, 자바와 스프링 기반 프레임워크의 구조적인 부분, 네트워크 보안, 자바·스프링 기반 보안 DB 엔지니어링과 솔루션 등 다양한 기술 영역에 흥미를 갖고 있습니다.
Q. ‘공명’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공명’은 기존 고객 중심 상담 서비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상담사의 존엄과 권리 보호에 초점을 둔 웹 기반 서비스입니다. 욕설, 폭언, 위협 등 부당한 행위에 대해 상담사가 보다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상황별 응대 매뉴얼을 제안합니다.
Q. 수많은 주제 중 ‘상담원 보호 시스템’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아이디어 자체는 2023년 이후 교사 대상 악성 민원 사례들을 보면서 시작됐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문제가 반복되는 걸 보면서, 이게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기업 상담사 등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감정노동자 전반의 문제라고 느꼈습니다.
민원을 처리하는 사람들은 구조적으로 권한이 크지 않고 시스템은 다수의 고객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상담원이나 공무원 같은 사람들은 보호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는 상황입니다.
요즘 AI로 상담을 많이 대체하긴 하지만, 상담은 너무 다양하고 맥락적인 요소가 많아서 결국 사람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언어공학과 사회문제를 결합해 상담사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보자는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Q. 기존 시스템이 상담사 보호 측면에서 가장 부족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법적인 관점에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들이 제시되어 있긴 합니다. 다만 실제 상담 현장에서는 그 기준이 굉장히 모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상황이 어느 정도 위험한지, 서비스 노동자에게 얼마나 위험이 가해졌다고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니까요.
또한 현장에서의 대응 방식도 대부분 PDF 형태의 교육 자료로만 존재하고 있어서, 실제 통화 상황에서 바로 참고하거나 활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통화 녹음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을 실시간으로 캐치해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기술적으로 보완해 상담 상황을 즉각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능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를 해결해보고자 했습니다.
Q. 기존 감정 분석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공명’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기존의 감정 분석 서비스들의 대부분은 기업의 관점에서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한 보조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구조 안에서 기업은 이윤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감정노동자의 입장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공명’은 기업이 아닌 근로자의 입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상담사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또 하나의 차별점은 분석 방식입니다. 기존 서비스들이 감정의 격렬함, 즉 목소리 톤이나 감정의 강도에 초점을 맞췄다면, ‘공명’은 그보다는 발언의 도덕성과 폭력성을 더 민감하게 감지하는 방향으로 설계했습니다. 감정의 강도는 상대적으로 모호할 수 있지만, 발언의 내용이 얼마나 위협적이고 문제적인지에 대해서는 더 명확한 기준을 세울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감정 분석과 논리 분석을 함께 활용하여, 상담 상황을 고객 중심이 아니라 상담사와 고객을 동등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구조로 설계했다는 점이 ‘공명’의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Q. 실제 상담 상황에서 ‘공명’은 어떻게 작동하나요?
통화 녹음 파일을 업로드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원래는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자원의 한계로 인해 현재는 녹음된 파일을 사후적으로 업로드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구현했습니다.
업로드된 통화 파일은 먼저 발화자별로 문장을 분리합니다. 이때 발화자는 상담사가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후 감정 분석과 논리 분석이 순차적으로 진행됩니다.
감정 분석에서는 발화 단위로 기쁨, 분노 등 감정을 점수화하고, 전체적으로 긍정에 가까운지 부정에 가까운지 판단합니다. 논리 분석에서는 발언의 의도와 함께 리스크 점수, 위협이나 폭언 여부를 점수화합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상담사는 현재 상황의 위험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Q. 시스템 구조도를 보면 ‘감정분석’과 ‘논리분석’ 두 가지 축으로 감정 상태와 위험 정도를 판단하고, 특히 논리 분석에서는 1차(Baseline Validation)와 2차(Intensity Validation)로 검증 과정을 이원화하셨는데요. 이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면서 가장 골치 아팠던 기술적 오류나 난관이 있었나요?
전체적으로는 이미 학습된 모델을 가져다 쓰는 방식이었고, 자체적으로 튜닝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다만 논리 분석 쪽에서는 폭력/위험을 감지하는 special label을 두고 처리했고, 결과를 화면에 보여주기 위한 솔루션 매핑 과정도 필요했습니다.
가장 큰 난관은 모델 학습을 따로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래서 문장 안에 욕설이나 위협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를 기준으로 보고, 어떤 기준치를 넘으면 True로 판정하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말뭉치 데이터셋에 들어 있는 단어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다 보니, 예를 들어 “해고시킨다” 같은 표현도 ‘해고’라는 단어가 들어갔는지 여부로 판단하게 되는 식입니다.
그리고 이걸 보완하려면 유사도 기반으로 표현을 넓게 잡아야 했는데, 그 유사도를 측정해줄 DB를 사용하지 못해서 유사도 측정 자체에서 난관이 있었습니다.
Q.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하셨나요?
처음에는 가장 정석적으로, “그럼 모델을 직접 학습시켜보자”는 시도를 먼저 했습니다. 다만 개발 기간이 너무 짧아서, 현실적으로 모델을 학습시키기에는 시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했습니다.
게다가 상담이라는 특수 도메인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셋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그 부분에서 자원 부족 문제가 크게 걸렸습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꿔서, 기존에 이미 학습된 모델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쪽으로 변경했습니다. 모델마다 직접 돌려보면서 문장을 넣어 테스트하고 점수를 체크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점수가 이 정도로 나오는구나”를 케이스별로 계속 확인해 나갔습니다.
Q. 프로젝트 결과물 중에서 “이 기능만큼은 정말 잘했다” 하고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나, 개발 중에 짜릿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논리 분석 기능입니다. '발언의 도덕성을 기준으로 판단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만든 것이 지금의 논리 분석입니다. 이 기능을 추가했을 때 기존 결과보다 훨씬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실제 부스 현장에서도 가장 많이 어필했던 기능이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Risk Level의 수치가 처음으로 제대로 나온 순간이었습니다. 시연 전날까지도 수치가 나오지 않아서 백엔드에서 매핑해야 할 데이터를 찾지 못해 두 시간 넘게 헤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이 기능은 꼭 보여주고 싶어서, 모든 모델을 하나씩 다시 돌려보면서 값을 맞춰갔고 그 결과가 화면에 떴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공명’을 한 줄로 정의한다면?
‘공명’은 고객 만족 중심에서 벗어나, 서비스 종사자의 권리와 존엄 보호를 우선 가치로 삼는 새로운 서비스입니다.
Q. 팀원들과 다른 대학생 개발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 먼저 함께했던 팀원들에게
시간도 부족하고 자원도 부족한 상태에서 우여곡절도 많고 어려운 이슈도 많았는데, PM으로서 좋은 역량을 다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부족한 팀장을 따라와 준 팀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그리고 나와 같은 다른 대학생 개발자들에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기획 단계에서부터 내가 가진 자원과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먼저 파악하고 그 안에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면 방황하는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희도 부족한 기술력과 자본을 가지고 진행했지만, 최선을 다하면 어떻게든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수상을 받은 것도 서비스 자체의 완성도만으로 결정됐다기보단,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설명하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까지 잘 정리해서 보여주려 했던 그 과정이 반영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미 있고 뻔한 아이디어처럼 보이더라도, 내가 정말 가치를 실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라면 내가 쓸 수 있는 리소스를 최대치로 뽑아서 투자해보자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